[메일이 30통 왔어요. 이중에서 쓰레기메일로 분류되는 것은 29개에요.]
“쓰레기는 전부 삭제하고 나머지 한통은 열어봐. 으흠… 목이 좀 칼칼하네. 공기정화기 상태점검 해봐.”
[예. 알겠습니다~. 작업실 OK…침실…]
나의 간단한 명령에 그 즉시 처리하는 것을 뒤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로 다가갔다.
털컹-
그러나 시원하게 열려진 냉장고에는 단지 자신만의 냉기를 내뿜을 뿐, 내 목을 적셔줄 시원한 음료수는 있지 않고 다만 유통기한이 다되어가는 우유만 한통 남아있을 뿐이다. 정말 단지 그것뿐. 그나마도 흔들어보니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뭐… 어쩔 수 없는 건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밖으로 나간 것이 무려 1달 전이란 것을 생각하고서는 조용히 뇌까렸다. 친구에게서 건네받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는 한번도 나가지않은 샘이었다.
“그럼, 오랜만에 마켓에나 가봐야겠군. 그전에 남아있는 우유부터…”
꿀꺽- 꿀꺽-
차가운 우유가 식도를 요란한소리를 내며 넘어간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방울이 넘어가는 순간 오한과 비슷한 무언가가 발끝부터 올라왔다.
부르르-
“크으… 갑자기 왜 이러지?”
팔뚝에 솟아오른 닭살을 진정시키기 위해 팔을 오버스럽게 손으로 비비면서 다시 자리로 다가 갔다.
그곳에는 공기정화장치에는 이상이 없다는 확인 메시지와 나의 건강을 우려하는 메시지와 함께 이제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주소에서 보내진 메일이 펼쳐져 있었다.
[ From. (주)자라난 주식회사
To. 김한진 님.
안녕하십니까? 언제나와 같이 저희 회사 상품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중략)………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세상에, 아니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게임 [지라나스 라이프]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지라나스 라이프란 ………(생략)……… 지라나스 라이프는 현재 저희 회사 소속의 직원들의 충분한 테스트로 인하여 거의 완벽해졌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저희 직원들의 테스트 결과이므로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 완벽한 서비스 오픈을 위해 일부 고객님들의 동의를 받아 먼저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치고자 합니다.
이 것은 이 게임의 세상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생략)………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는 고객님이 제일 적격이라 생각하는 바, 단 2주 만이지만 영광스러운 베타테스터의 자격을 맡아주십고자 합니다.
아이디 : 희망하는 아이디를 그곳에서 만드시면 됩니다. 코드 : 010909 - khh0881 - sms505 - ilesok27.
테스트 기간 중에 로그인하기 위해서 위의 코드가 필요합니다. 게임은 전국에 가상현실 접속기가 설치된 스페이스룸에가시면 부족하게나마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식 서비스 후에 전용기가 발매되오니 이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그 곳에서 많은 경험과 재미를 느끼시길 바라며………(생략)
참고로 저 코드는 고객님에 맞추어진 것으로 타인에게 양도가 불가능합니다.]
“으흠… 자라난이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곳이 아닌가?”
할 일없이 코드를 외우면서 자라난이란 회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떠올려보았다. 하지만 생각나는 것은 얼마 전에-라고 해도 꽤 되었다.- 개척된 가상현실의 세계 관련에서 아주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뭐, 접속기를 처음 만든 곳이니깐.
꼬로로-
그러나 곧 몸은 오랫동안 생각하지 말라는 듯이 맹렬하게 신호를 보내왔다.
“…일단 밖에 나가서 배부터 채워야겠다.”
마음을 먹은 나는 머뭇거릴 이유를 찾지 못했기에, 하던 일을 일시중지 시켜두고 낡아서 삐걱거리는 어설프게 만들어진 합판 옷장을 열어 주섬주섬 옷을 걸쳐 입고, 언제나 잊지 않는 얼굴을 모두 가릴수 있는 벙거지 모자를 쓰고, 얼마 전에 보수를 받아 빵빵한 현금 카드를 챙긴 뒤, 마지막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또 잊어먹은 것은 없지?’하는 자기체크를 한 뒤 문을 열고 나갔다.
[다녀오세요~]
뒤에서 배웅을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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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프롤로그  (2) 2008.03.11
Posted by 챠리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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